지난 주말에도 상공회의소 제안서 쓰느라 여러 사람들이 열심히 했줬고, 웹사이트 모니터링 서비스 제대로 만들어 볼려고 고민많이 하고 있고, 문서필터, 변환기, 이미지 스팸필터까지 잘 개발하고 있고 다들 열심히 자신의 역할을 잘 해주고 있는데…
요즘들어 잔소리가 많이 늘어버린 나를 자주 발견하게 되고, 그때마다 한번씩 생각해봅니다. 나도 좋은 말을 하고 싶은데, 분명히 칭찬할 거리도 많이 있는데, 왜 이리 잔소리할 것만 먼저 떠오르는 지. 내가 회사 분위기를 나쁘게 만드는 제일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원래 사장이라는 직책이 방향을 잡고 용기를 북돋는 역할을 해야지, 잔소리를 하는 직책이 아닌데… 잔소리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안하자니 일이 잘 안되는 것 같아서 답답하고 그렇다고 잔소리를 하자니 내가 작아지는 것 같아서 속상하고… 딜레마 랍니다.
세상의 좋은 내용은 다 책에 있다는데… 책을 보면 두가지가 다 나와있습니다. 잭웰치같은 경영자는 큰소리건 잔소리건 열번 백번 반복해서 회사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계속 알려야 한다고 하고, 손자는 좋은 사람을 모아서 스스로 알아서 하게 놔두라고 합니다. 두가지 다 나와 있어서 어떻게 하라는 건지 좋은말들끼리 서로 조금은 모순되는 면이 있습니다.
여하튼 내가 왜 잔소리를 하고 있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회사의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전파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상당히 크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좀 늦게 가더라도 방향이 맞으면 괜찮지만, 방향이 모호하거나 잘못된 경우에는 내 잔소리가 상당히 많아지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비전이나 미션에서 설명했긴 하지만 간단하게 회사의 방향성을 다시한번 설명하고자 합니다. 회사는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곳입니다. 우리도 회사이니 돈을 벌어야 합니다. 우리가 버는 돈의 총액은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실질적 가치에 비례합니다. 실질적 가치가 아니라면 아마도 정치나 사기 또는 협박 등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회사겠지요. 회사는 돈을 벌어야 하지만, 나는 돈에 집중하면 돈을 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장사꾼 같은 사람한테는 물건을 사기 싫은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죠.
대신에 고객에게 제공하는 실질적 가치에 집중하면 돈은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바꿔 설명하자면 사용자에게는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써야 할 분명한 이유가 필요하다는 거지요.
대학에서 리포트를 채점하면서 느꼈던 점이 성적 A,B,C의 차이는 참으로 종이한장차이, 겨우 2%차이라는 것입니다. 리포트를 제출한 경우에는 대부분 비슷한 정도의 시간을 들였고, 비슷한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점수를 매겨야 하는 입장에서 보면 2% 더 했느냐 안 했느냐를 가지고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로 겨우 2% 차이지요.
나한테 지적받는 경우에도 분명히 잘한 부분이 있고 잘못된 부분이 있지요. 잘못된 부분이 겨우 2%일지라도 나는 잘못된 부분을 드러내서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바로 그 2%가 커다란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잘할 방법을 생각해내도록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보통 지적을 받으면 현재 상태에 대한 변명을 먼저 하게됩니다. 아마도 그게 인간의 방어적인 본성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걸 넘어서서 지금보다 더 잘할 방법을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도 우리가 만드는 제품도 서비스도 모두 A급이 됩시다.
우리회사에 가치있는 기여를 하고 싶다면, 사장이나 상사의 얼굴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오로지 고객에게 가치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면 됩니다. 고객을 생각하고 일을 해나간다면 우리회사에 잔소리꾼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명화를 보면서 관람객들은 칭송하지만, 그림을 그린 화가는 더 고쳐야 할 부분을 본다고 합니다. 언제라도 부족한 부분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합시다. 고객들로부터 받는 칭찬만이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